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항상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라는 그 의미가 어렸을 때는 잘 모른 것 같았다. 누군가가 나에게 아주 어렸을 때 소중하게 간직하라고, 손에 쥐어준 것 같은데. 어렸을 때는 그것이 소중한지를 모르고 살았다가,
이제 어느정도 살다보니 그 손에 쥐어진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아가는 그 길에 있는 것 같다.
2021년은 정말 어떠한 면에선 행복한 일들도 많았고, 감사하고 고마운 일들도 많았지만, 힘든 일도 많았던 해이다.
돌이켜 보면, 정말로 부족했고 모자르고 비 성숙한 자신이였다.
그 끝에는 강한 반성과, 다시금 느끼는 성장통이 있음에 감사하다.
내가 얼마나 아팠고 힘들었는지에 대한 이해와,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통찰하는 과정이 존재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그 간절함과 열망, 노력들이.
그 동안 나에게 닥쳐온 시련이라는 핑계속에 보기 좋게도 보이지 않았었다.
그 동안 슬기롭고 지혜롭게 위기를 뚫고 나가는 그 능력을 상실했던 것 같다. 어리석었다.
생각해보면, 원래 나란 사람은 아주 민감하고 섬세하다. 그것이 때론 장점이 강하게 되기도 하면서, 단점이기도 하다. 단점이라면, 무덤덤하기가 힘들다는 것.
돌이켜보니 그런 수 많은 굴곡을 견디고 걸어오는 동안 스스로 돌아볼 기회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온 느낌이 강렬하게 든다. 내가 나를 위로해주거나, 스스로 상처를 보듬어 줄 시간도 없이 무덤덤한 척을 한 것 같다. 너무 힘들 땐, 아무도 나를 이해 하지 못하는 것 같았고.
사랑하는 사람도 나의 힘듬을 이해를 못하는 것 같아서 슬펐다.
언젠간 버려질 것만 같았고, 이런 나를 대체 누가 사랑하고 좋아할까. 하는 생각뿐이였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너무 자주 들어서 고통스러웠다.
스스로가 바라는 것은 많았다. 결혼, 사랑, 출산 이 모든 것들을 하고 싶었는데. 그것이 나에겐 참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이라고 느꼈다. 나에겐 절대로 욕심을 부려선 안되는 것이라고. 그 누가 나랑 그것들을 해준 단 말인가.
나를 모두가 싫어하고,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는 내 자신이 죽고싶을 정도였다.
이런 미련한 독이 내 안에 오랜 시간동안 차곡차곡 올라오는 것도 모르고 살았다.
내 안에 독을 퍼지기 전에, 얼른 막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질 못했다. 그냥 혼자 인 것 같았다.
예전의 내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아서 매일 같이 울었던 밤도 많았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채.
눈이 녹도록 엉엉 울고 나서, 아침에 눈이 팅팅 부은 채로, 목소리는 가라앉힌 채로,
거울 속 나를 보며 "언제쯤 그 때 그 마음의 내가 올까. 온거야? 나 오늘은 달라?"
라고 했던 날들도 꽤나 많았었다. 이런 작은 시그널들이 있었는데도..
그냥 하루하루 잘 넘겼다, 혹은, 마음이 미친듯이 괴롭고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할 때는 나가서 뛰기도 했다.
작년에 내가 710키로나 뛰었더랬다.
내가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땀을 흘리고, 심장의 박동소리를 들어야만 안정이 되었고, 세로토닌 도파민 에피네프린의 생성이 있게끔 도와주는 운동을 포기 할 수 없었다.
스스로가 잠깐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질 않았던 것 같다. 너무나 많이 괴롭고 힘들었는데도 말이다.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했고, 무쓸모의 극치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길면 긴 인생에서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성장이 필요하다.
치유와 사랑이 필요하고, 내가 가진 것들이 얼마나 값지고 당연한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절실히 깨닫는 기회가 필요했다.
그리고 나의 가장 큰 단점을 객관적으로 스스로 분석하고,
복기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 나의 문제점들을.
스스로가 고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겠다는 나의 이 절실함이 계속 오래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더욱 더 나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
그리고 인생의 위기는 언제 어디서나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럴 때 일수록 더욱 더 나의 단점을 극복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12.22.2021
원래 혼자서 케네디 센터를 자주 갔었더랬다.
내 오랜 고전 취미중 하나가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인데. 클래식 음악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라이브로 들어보자 해서, 갔었던 것이 계기로. 혼자서 자주 공연을 보러 갔다.
크리스마스는 혼자니까. ^^* (울지마라) 유명한 크리스마스 코러스 공연을 하는 무대가 있어서 혼자서 꽁꽁 싸매고 갔었다.
Washington, D.C 주차는 진짜, 쫌 쫄린데.. 그래도 용기 있게 해냈다.
무서워서 계속 피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해야, 배우고 늘지. 근데 진짜 겁났다. 다행히 차가 많이 없어서 가까운데 주차 하긴 했는데,
거기 까지 주차하기 위해 같은 길을 4번이나 뺑뺑 돈 가슴 무너진 story... ★ 운전하면서 대체 안 보이는 상대편 운전자한테 꾸벅거리며 "지..지발염" "죄송함다" "크흑" "아아 당황한 와따시.." 를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모르겠다.
저 때 쯔음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진짜 펑펑 울고 밥도 못 먹어서 진짜 기적처럼 3일만에 4키로가 빠졌더랬다. 거짓말아니고.
웃긴게 그 와중에 죽어라 운동할 땐 안 빠지고.. 밥 못 먹으니까 빠지네.
이러면서 헐렁한 바지를 입었더랬지.
정신도 없었고 잠도 1-2시간 밖에 못자서.. 운전하는데 어떤 흑인 여자가 나한테 미친듯이 빵빵거리더라.
라이트 키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밤에 운전하는데 라이트도 안 키고 운전했었음ㅋㅋㅋㅋ
진짜 그 정도로 정신 없었는데 겨우 도착했다.
그래도 혼자서 외롭더라도 보고싶었다구. 하지만 비극은 여기서 진짜지..^^*
기껏 도착해서 입구까지 다 왔는데, 내 표가 보이질 않는거다.
아무리 인터넷을 새로고침을 해도 보이지 않는거.
알고보니 내 티켓은 21일꺼였다. 21일은 진짜 최악 중에 뉴클리어 최악이였는데.
좌석 다시 예매할 때 22일 수요일날 예약한 줄 알았는데. 아니열던 것이다. 고로 내 손엔 티켓이 없었다.
그냥 터덜터덜 나왔다. 나와서 한참을 그냥 걸었다. 걸었다가 엉엉 울다가, 또 걸었다가.
그냥 멍-하니 있다가 다시 운전해서 집으로 왔다. 집으로 운전하면서 눈이 녹도록 또 울었다.
그 이후에 세미언니와 통화로 많은 위로를 받아서 기분이 나아졌다.
그리고 생일날 못 박힌 신발 샀다는 이야기에 진짜 엄청 크게 웃었다.
언니가 나랑 인연이여서, 내 사람이여서 죽을만큼 고마웠다.
엄마가 혼자서 보내는 딸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는지 전화를 계속 걸으셨다(웃음) 가족들이 내 걱정을 너무 많이 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했다.
혼자서 보내는게 얼마나 마음이 안타까우셨을까.
그래, 나 잘 지내야해. 하고
그냥 집에있는 고기와 와인 한병 다 꼴아 마시고 위스키까지 마셔댔다. 아따. 취해서 혼자 춤도 추고 흥얼거리면서 노래도 부르기도 하고.
너무 취해서 저 날 밖에서 크게 음악들으면서 길가에서 춤도 추고 7키로를 밖에서 걷고 왔다 (웃음) 술 마시고. 춤을 추다가 별을 올려다 보기도 하고. 뜨거워진 내 머리와 마음을 차갑게 식혀줄 공기를 가득 들이마셨다가, 달에게 후- 하고 불기도 하고. 불 켜진 곳곳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며, 그리고 차가운 공기로 인해 더욱 더 선명해진 밤하늘을 보며,
"I am blessed and highly favored!!!" 라고 외치기도 하고.
웃긴게. 달을 보면서 걸으니, 내가 아폴로를 타지 않고도 달에 걸어가고 있는 기분도 들었다. 넌 어쩜 그리고 이쁘니. 그저 태양계 행성 궤도에서, 지구와 거리가 가까운 궤도에서 돌고 있음에 감사하다.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항상 그 자리여서 감사해!! 라고 소리지르기도 하고.
그래, 너라도 여기에서 유일하게 그 자리에 있어주는 존재다. 태양과 별, 그리고 달!
원래는 크리스마스 엽서를 사놨었는데, 헤어지니까 환불했었다. 그리고 세미언니와 슬기 것을 다시 구입해왔었다. 술 취한 뒤 실컷 걷다 와서 기쁜 마음으로 한 글자씩 적어 내렸다.
[사랑해. 내 마음이 전달 되기를. 사랑해 듬뿍. 고마워, 내 사람들이여서. 나 새벽에 그렇게 우는 데도 전화 받아줘서. 구세주인 사람들.] 이 간절한 마음이 가득 담겨랏!
나의 다짐들.
12.23~28. 2021
열심히 뛰고, 운동하고, 다짐하고, 일기를 하고, 강의를 듣고, 공부했다.
12.29.2021
한 해의 마지막 날에는 봉사활동을 했다. 항상 음식만 두고 왔다가,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해보았다.
이 이후에 일주일에 두 번씩 가서 봉사활동 하고 있는데. 정말 잘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한 해의 마지막을 이렇게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일을 해서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다. 나도 살아있는 가치가 있구나 하고 느껴졌다.
코로나 터지기 전에는 봉사활동도 많이하고, 내가 좋아하는 반달곰이나 코뿔소, 코끼리, 그리고 유기견들 한테 많이 기부도 하고 그랬는데. 푸드 쉐어도 정말 많이 하고. 코로나 이후로 1-2달에 가끔 음식만 좀 기부했지.
이 모든 것들이 나를 살아 숨쉬게 하고, 나를 위로해주고, 나에게 삶의 의미를 주는 것들인데.
2시간동안 정말 땀 엄청 흘리며 일했다. 추위는 하나도 안 느껴졌고. 진짜 힘들었다. 허리가 아팠는데, 꾹 참고 일했다. 저 첫 날은 음식 정리만 했었는데 꽤나, 힘들었다. 정말 열심히 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펑펑 울었다. 비오는 저녁이였는데. 엄청 울었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고마움을 느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베풀었던 배려, 마음, 상냥함, 양보, 사랑 이런 것들이 결코 당연하거나 작은 것이 아님에 다시금 반성했다. 난 얼마나 이 어려운 시대에 배불리 먹고 있는 건가. 얼마나 건강한가. 배울 수 있는가. 정말이지, 어리석었던 내 자신을 깊게, 아주 깊게 반성하게 되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도 감사했다.
지금은 푸드 쉐어 배달도 가끔 하고 있다.
봉사나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시간이 나면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라도 꼭 해야하는 것 같다.
도움을 주고 희생하고 배려하는 행위는 인생에서 필수 인것 같다. 올바르고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이 복잡하고 어려운 사회도 흘러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맹렬하게 내 가슴을 치게 했다. 내가 받은 것을 나눠야만 한다는 것도.
12.31.2021
어김없이 새해 마지막 날은 집안 청소, 빨래. 하지만 꽤나 바빠서 많은 청소를 하지 못했다. 그럴 체력이 너무 안되었고. 밥을 너무 못 먹었다 저 때는. 씹는게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불 빨래를 마치고 성당이 문을 일찍 닫기 전에 다녀왔다. 여전히 디씨 운전은 너무 무섭지만,
꼭 한 해가 바뀌기 전에 다녀오고 싶었다. 나의 모든 마음을, 내 생각들을 말하고 싶었다. 그것이 내 자신에게 하는 것인지, 혹은 들어줄 신이 필요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서 간절하게 1시간 정도 기도하고, 혼자서 다짐하고 왔다. 눈을 꼭 감고 이야기 하기도 하고,
읍조리기도 하고.. 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나의 불찰과 반성들.. 그리고 나의 아픔들, 상처들.. 마지막으로 나의 다짐들을 이야기 하고. 들어줘서 너무나도 감사하다고. 지켜봐달라고. 하고 나왔다.
떠나기 전, 5불을 내고 촛불에 불을 붙였다. 드뷔시의 달빛이 생각이 났다. 잔잔한 바다 위에 동그란 달빛이 떠있지만, 그 빛이 너무 강렬해 모든 바다의 잔잔한 물결이 하염없이 빛나 우주의 별처럼 만드는.
내가 불을 붙인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빌었다. 그 불꽃이 다시는 꺼지지 않도록, 다시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게요.
그리고 너무 사랑하고 고마운 사람들에게 편지를 썼다. 이 것보다 더 썼는데 이건 second round people. 2차로 보낸 것. 밤에 좋아하는 클래식, 재즈, ost들을 들으며 마음을 가득담아 썼다. 감사함과 고마움이 내 글에 잔뜩 묻어나도록 노력했는데. 그 들이 편지를 받고 읽으며 그 마음들이 그대로 전달이 되었다면 좋겠다는 바램이.
그리고 마지막은 도네이션 러닝을 뛰었다. 떡국 값 아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러닝으로 마무리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30불은 큰 돈이다, 여전히. 그래도 먹고 싶고, 사고싶은 것 아끼면 충분히 가능한 기부이기도 하다.
참여한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쓴 (다행히 다들 백신은 맞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나는 running bell 과 사은품만 받고 혼자서 동네에서 5k 뛰었다. 5k가 혼자서 평상시에 뛰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로 기분이 이상하고 묘했다. 더 책임감 있게 뛰었다. 그리고 내가 뛰어서 남을 도울 수 있음에 감사함과 고마움을 느꼈다.
12시 새벽이 되기 전까지 강의를 듣다가, 침대에 누워서 겨우 버텨 새해를 맞이했다.
올 해는 나에게 너무나도 좋은 일들이 가득가득 일어나기를 바란다. 나 솔직히 너무 힘들었으니까.
좀 좋은 일 좀 일어나주라!
라고 생각했지만, 매일 내가 살아숨쉬는 것이 좋은 일이고, 감사한 일임에 또 숙연해진 (웃음)
그래도 조금 더 자주 일어나줘.ㅎㅎ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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